라볼피아나를 이용한 후방 빌드업이 중점.

강팀 상대로는 강하나 약팀 상대로는 답답한 경기력

 

  최근 동아시안컵(2019 EAFF E-1 챔피언십)이 치루어지고 있어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홍콩, 중국과의 경기에서 2-0, 1-0이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 결과로 인해 많은 축구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심지어는 벤투감독의 경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늘은 벤투 감독의 전술에 대해 살펴보고, 어떤 부분이 강점이고,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알아보고 벤투 감독의 경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한국 대표팀을 맡고 있는 파울루 벤투(Paulo Bento) 감독


라볼피아나를 이용한 후방 빌드업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를 즐겨 찾는 팬들이라면 어느 정도는 들어서 익숙할만한 전술인 라볼피아나선술을 사용한다. 중앙 수비수를 넓게 벌리고, 그 사이로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와 3백을 형성하여 1차 빌드업을 하는 형태, 그리고 양 윙백이 높게 전진하여 마치 측면 미드필더처럼 활용되는 전술이 바로 라볼피아나전술이다.

↓자세한 사항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사용하는 전술>편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다.

 

[축구 전술]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사용하는 전술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사용하는 전술 한국 대표팀에서 벤투 감독도 사용하는 전술 현대 축구에서 전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가장 명장이라 칭송받는 감독은 누구일까? 거의 모든 축구 팬들이 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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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전술의 특징 수비형 미드필더

그렇다면, 벤투 감독 전술에 있어서 특징은 무엇일까? 그 첫 번째는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벤투 감독의 전술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최종 수비라인까지 내려가 1차 빌드업을 시작한다. 현대 축구에서 전방 압박이 중요해지고 있어, 압박 상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빌드업의 시작 지점이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의 빌드업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팀에서 이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로는 백승호(SV 다름슈타트 98), 정우영(알 사드 SC), 주세종(FC 서울) 선수가 있다.

벤투 감독이 기용중인 3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왼쪽부터 백승호(SV 다름슈타트 98), 정우영(알 사드 SC), 주세종(FC 서울)


벤투 감독 전술의 특징 윙백

  벤투 감독의 전술에 있어서 두 번째 특징은 윙백이다. 벤투 감독은 윙백을 높게 전진시켜서 마치 윙어처럼 사용한다. 벤투 감독의 전술에 있어서 윙백이 중요한데, 이는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높게 전진한 윙백이 벤투 감독의 전술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대표팀에서 주로 활용되는 윙백들은 왼쪽에 홍철(수원 삼성), 김진수 선수(전북 현대)와 이용(전북 현대), 김문환 선수(부산 아이파크)가 있다.

벤투 감독의 왼쪽 윙백 왼쪽부터 홍철(수원 삼성), 김진수(전북 현대)
벤투 감독의 오른쪽 윙백 오른쪽부터 이용(전북 현대), 김문환(부산 아이파크)


벤투 감독 전술의 핵심 하프 스페이스의 활용

  벤투 감독이 활용하고 있는 전술에 있어서 핵심 사항, 그 첫 번째는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하프 스페이스란, 중앙 수비수와 측면 수비수 사이 공간을 의미한다. 현대 축구에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기 위해 이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는 전술이 많이 쓰이고 있다.

하프 스페이스

윙백을 높게 올려 윙어처럼 활용하고, 양쪽 윙 포워드 들이 안쪽으로 좁게 들어와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윙백이 전진하는 동시에 최대한 라인 근처에서 플레이를 해주며 상대의 수비진을 좌우로 벌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

하프 스페이스를 벌리는데 있어서 좌우 측면으로 수비수를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벌어진 하프 공간으로 윙 포워드에 위치한 선수들이 침투하면서 공격하는 방식인데, 맨시티나 리버풀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전술이다. 때문에 윙백들이 높게 전진하며 최대한 터치라인 근처에서 볼을 잡으며 상대의 수비진을 좌우로 넓게 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왼쪽부터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Josep Guardiola), 위르겐 클롭(Jurgen Klopp)


벤투 감독 전술의 핵심 빠른 방향 전환

벤투 감독 전술에 있어서 두 번째 핵심 사항은 바로 빠른 방향 전환이다. 윙백을 높게 전진 시키는 벤투 감독의 전술 특징상, 압박이 측면으로 몰리게 된다. 이때 빠른 방향 전환을 통해 볼을 압박이 덜한 곳으로 뿌려주는 동시에, 상대 수비진의 좌우 간격을 넓게 벌릴 수 있다.

1차 빌드업을 담당하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빠른 전환 패스를 넣어주어야 상대 수비진의 간격이 벌어진다.

상대 수비진의 좌우 간격을 넓게 벌린다는 것은 다시 말해 하프 스페이스가 벌어진다는 뜻이 되고, 이 공간을 윙 포워드들이 침투해 들어가면서 공격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포지션이 바로 후방 빌드업을 시작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빠르고 정확한 다이렉트 패스로 방향 전환을 빠르게 진행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패스 속도

  현재,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하에서 가장 많은 지적이 나오는 부분들이 한국 보다 수준이 낮은 팀들을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는데 있다. 특히, 피파랭킹이 많이 낮은 지역의 팀들을 상대해야하는 아시아 지역 예선을 치루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팀들은 한국 대표팀과 경기를 할 때면, 수비라인을 내려서 흔히 말하는 텐백(전원 수비하는 형태)’을 전술로 들고 나온다. 이러한 팀들과 경기할 때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패스 속도이다. 위에서 언급을 하였듯이 벤투 감독의 전술은 빠른 방향 전환이 필수적이다. ‘텐백을 사용하는 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빠른 방향 전환이 중요하다. 이때 방향전환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패스의 속도이다.

텐백을 들고 나오는 팀은 메시도 뚫기 힘들다

한국 대표팀 경기를 보면, 잘 풀리는 경기에서는 패스 속도가 빠른 것을 볼 수 있지만, 답답한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면, ‘패스 속도가 느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잔디 상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잔디의 관리가 잘된 구장에서 경기를 펼칠 때, 경기의 템포도 빠르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반면, 잔디 상태가 나쁜 구장에서는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관리 안된 잔디에서 힘들어 하는 손흥민 선수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이 만나야할 상대들은 잔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팀들이 많다. 때문에 홈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만, 원정에서는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섬세하지 못한 빌드업과 패스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드러나는 두 번째 문제점은 빌드업과 패스가 섬세하지 못하다는 부분에 있다. 역시 빠른 방향 전환이 중요한 벤투 감독의 경기에서 패스의 정확성 역시 너무도 중요하다. 빠르고 정확한 다이렉트 패스로 양 측면에 위치한 윙백들에게 빠른 방향 전환 패스를 보내주고, 그 사이에 벌어진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해야 하는데,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면, 선수가 볼을 터치하는 부분에서도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정확한 패스(빌드업)’이 중요하다.

벤투 감독 전술의 핵심이었던 기성용 선수(뉴캐슬 유나이티드 FC)

사실, 이런 부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기성용 선수의 은퇴이다. 지금 한국 대표팀에는 백승호, 정우영, 주세종과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있지만, 기성용 선수가 보여주었던 낮고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날아가는 롱패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 만일 한국 대표팀에 기성용 선수가 아직 건재했다면, 경기력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때문에, 최근 기성용 선수의 부친 기영옥단장님의 인터뷰에서 보면, 아직도 벤투 감독이 기성용 선수의 복귀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빌드업 과정에서 기성용 선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 지는 것 같다.(유튜브 KBS 스포츠 <"도대체 기성용은 어디로?" 아버지에게 전부 들어봤습니다!> 영상 참조)

유튜브 KBS 스포츠 <"도대체 기성용은 어디로?" 아버지에게 전부 들어봤습니다!> 영상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하프 스페이스 침투

한국 대표팀 경기에서 드러나는 세 번째 문제점은 하프 스페이스로의 침투가 없다는 것이다. 벤투 감독의 전술, 특히 수비라인을 내리는 팀과의 경기에서 하프 스페이스침투는 상대 수비진을 깨는데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하프 스페이스로의 침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대표팀의 경기력이 답답해 보이는 것 같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벤투 감독

그러나 이 이유 역시 위에서 언급한 부분과 연결이 되는 부분이다. 잔디의 상태가 좋지 못하여 불규칙 바운드와 같은 문제로 인해 패스의 속도, 정확성 부분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를 쉽사리 하지 못하고 크로스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정리

  최근, 벤투 감독의 경질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참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벤투 감독은 충분히 잘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이 아닌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 아 축구팬들이 조금만 더 기다리고, 조금만 더 참아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아직 대표팀을 맡은지 1년 반 정도 지난 시점이다. 국가 대표팀 경기는 리그경기처럼 주마다 치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A매치 기간이 되어야만 경기도 하고, 훈련도 할 수 있는 부분이라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아직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벤투 감독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벤투 감독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냈던 이청용(VfL 보훔)과 구자철(알 가라파 SC)

벤투 감독 역시 단기적인 결과를 내려하기 보다는 월드컵을 바라보고 팀을 만들어 가는 것같다. 때문에 이청용 선수나, 구자철 선수는 지금 벤투 감독이 바라보는 방향이 옳다.”라고 평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때문에 조금만 더 시간을 가지고 적어도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는 인내하며, 벤투 감독을 바라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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